“무릉도원(武陵桃源)”은 신선(神仙)이 살았다는 중국(中國)의 전설적(傳說的)인 명승지(名勝地)이다. 도연명(陶淵明)의 도원화기(桃園話記)에 나오는 말로 진(晋) 때 호남(湖南) 무릉(武陵)의 한 어부(漁夫)가 배를 저어 도화(桃花)가 아름답게 핀 수원지(水源池)로 올라가 굴속에서 진(秦)의 피란민(避亂民)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하도 살기가 좋아 그동안 바깥세상의 변천(變遷)과 많은 세월(歲月)이 지난 줄도 몰랐다고 한다. 세상(世上)과 따로 떨어진 별천지(別天地) 곧 이상향(理想鄕), 화목(和睦)하고 행복(幸福)하게 살 수 있는 곳을 비유적(比喩的)으로 이르는 말이다. “무릉(武陵)”은 중국 호남성(湖南省) 북부(北部) 동정호(洞庭湖) 서안(西岸)의 도시(都市) 상덕(常德)의 옛 이름이고, 울릉도(鬱陵島)의 신라(新羅) 때 이름이고, 고려(高麗) 효목대왕(孝穆大王)<고려 태조(太祖) 왕건(王建)의 여덟째 왕자(王子) 욱(郁)을 그 자(子) 현종(顯宗)이 즉위(卽位)한 뒤 추존(追尊)>의 건릉(乾陵)<경기도(京畿道) 개풍군(開豊郡) 영남면(嶺南面) 현화리 소재(所在)>을 개칭(改稱)한 것이고, 칠원현(漆原縣)<경상남도(慶尙南道) 함안군(咸安郡) 칠원면(漆原面)·칠북면(漆北面)·칠서면(漆西面) 일대(一帶)>의 옛 이름이다. 현재(現在)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 “무릉(武陵)”이란 지명(地名)을 사용(使用)하는 곳은 강원도(江原道)의 동해시(東海市) 삼화동 무릉계곡, 영월군(寧越郡) 수주면 무릉리, 정선군(旌善郡) 남면(南面) 무릉리, 충청남도(忠淸南道)의 공주시(公州市) 무릉동, 공주시 장기면 무릉리, 경상북도(慶尙北道)의 고령군(高靈郡) 덕곡면(德谷面) 옥계리(玉溪里) 무릉, 상주시(尙州市) 은척면 무릉리, 안동시(安東市) 남후면 무릉리, 경상남도의 거창군(居昌郡) 남하면 무릉리, 밀양시(密陽市) 단장면 무릉리, 함안군 칠원면 무릉리, 합천군(陜川郡) 초계면(草溪面) 상대리(上坮里) 무릉, 전라북도(全羅北道) 진안군(鎭安郡) 주천면 무릉리, 제주특별자치도(濟州特別自治道) 서귀포시(西歸浦市) 대정읍 무릉리 등이다. 경상남도 합천군 초계면 상대리 무릉은 면사무소(面事務所) 소재지(所在地) 서쪽의 사불령(思佛嶺)과 청계산(淸溪山) 사이 ‘달이 춤추는 재’ 무월령(舞月嶺)<조선시대(朝鮮時代) 지도(地圖)에는 무월산(舞月山)으로 표기(表記)> 아래 있으며, 강양(江陽)<합천(陜川)> 이씨(李氏)의 집성촌(集成村)이다. 사불령·무월령·청계산을 병풍(屛風) 삼아 좌청룡(左靑龍) 주산등(朱山嶝)·외청룡(外靑龍) 도림산(桃林山)·우백호(右白虎) 장등(長嶝)이 개울을 끼고 감싸며, 산정곡(山亭谷)이 일미(一味)의 청정수(淸淨水)를 무시(無時)로 제공(提供)하니 경승(景勝)의 배산임수(背山臨水) 명당(明堂)이요 천혜(天惠)의 요새(要塞)이다. 삼한시대(三韓時代)에는 초팔국(草八國)과 변한(弁韓)에 속하였고 신라 제5대 파사이사금(婆娑尼師今) 29년(서기 108년) 초팔혜현(草八兮縣), 제35대 경덕왕(景德王) 16년(서기 758년) 강양군(江陽郡) 팔계현(八溪縣), 고려 제27대 충숙왕(忠肅王) 때 초계군(草溪郡), 서기(西紀) 1914년 합천군 초계면 관내(管內)로 변경(變更)되었다. “부렁”이란 속칭(俗稱)의 유래(由來)는 불령(佛嶺)의 발음(發音)이 변한 것으로 추정(推定)되는데 마을 남서쪽의 사불령(思佛嶺)을 “사부렁 재”라 부르고, 서쪽의 굴방(窟方)에 사지(寺址)가 있고, 금동불(金銅佛)이 마을 뒤 산정곡까지 떠내려온 사실(事實)로 유추(類推)할 수 있다. 사불령·국사봉(國師峰)·천왕산(天王山)·미타산(彌陀山) 등 초계면·적중면(赤中面)의 산명(山名)으로 보아 신라·고려 때 불교(佛敎)가 흥성(興盛)하였던 듯하다. 처음 정착(定着)한 분은 이원개(李元凱)로 시조(始祖)인 진한(辰韓) 알천(閼川) 양산촌장(楊山村長)·신라 건국원훈(建國元勳)·추숭(追崇) 문조문선은열왕(文祖文宣恩烈王) 이알평(李謁平)의 58세손(世孫)이고, 관조(貫祖)인 신라 제56대 경순왕(敬順王) 손서(孫壻)·강양군(江陽君)·문충공(文忠公) 이개(李開)의 20세손이며, 조선(朝鮮) 제11대 중종(中宗) 14년(서기 1519년) 기묘사화(己卯士禍)로 사림(士林)이 화(禍)를 입자 합천읍(陜川邑)에서 이거(移居)하여 은덕불사(隱德不仕)하였다. 무월령의 굴방에 사지(寺址)가 있고, 그 아래 석성(石城)의 잔해(殘骸)인지 큰 돌들이 늘려있으며, 동네에는 여재재(如在齋)·별묘지(別廟址)·충효비(忠孝碑)·충효려(忠孝閭)·일중정(日中亭)·영정각(影幀閣)·무계서당(武溪書堂)<일명(一名) 두서정(斗西亭)>·당산(堂山)·조산(造山) 등의 유적(遺蹟)이 있다. “여재재”는 가선대부(嘉善大夫) 경상도관찰사(慶尙道觀察使) 이계경(李季卿)의 후손(後孫) 종중재실(宗中齋室)이다. “별묘지(別廟址)”의 “충효비”는 제21대 영조(英祖) 4년(서기 1728년) 무신란(戊申亂) 때 창의(倡義)하여 충(忠)으로써 정려(旌閭)되고 자헌대부(資憲大夫) 이조판서(吏曹判書)로 증직(贈職)된 청곡(淸谷) 이지로(李之老)<서기 1676년~1743년>·양무원종공신(揚武原從功臣)에 녹훈(錄勳)되고 충효(忠孝)로써 정려되고 가선대부 이조참판(吏曹參判)으로 증직된 이동엽(李東曄)<서기 1706년~1731년>, 효(孝)로써 정려되고 통정대부(通政大夫) 예조참의(禮曹參議)로 증직된 오산(鰲山) 이동익(李東益)<서기 1708년~1743년>, 행의(行義)와 효행(孝行)으로써 가선대부 한성부(漢城府) 좌윤(左尹)으로 증직된 석재(惜齋) 이동윤(李東潤)<서기 1710년~1786년>·통정대부 승정원(承政院) 우부승지(右副承旨)로 증직된 이준(李浚)<서기 1724년~1791년>, 효로써 정려되고 통정대부 이조참의(吏曹參議)로 증직된 계와(戒窩) 이이근(李頤根)<서기 1745년~1814년>, 행의와 효행으로써 가선대부 호조참판(戶曹參判)으로 증직된 경재(敬齋) 이원근(李元根)<서기 1769년~1822년>·정헌대부(正憲大夫) 규장각(奎章閣) 부제학(副提學)으로 증직된 성암(省菴) 이지희(李志熙)<서기 1804년~1883년>·은자(恩資) 절충장군(折衝將軍) 이규운(李奎運)<서기 1814년~1886년>·은자 통정대부 이규종(李奎鍾)<서기 1836년~1911년>·통정대부 승정원 좌승지(左承旨)로 증직된 죽와(竹窩) 이규채(李奎彩)<서기 1826년~1893년>·정헌대부 규장각 부제학으로 증직된 은우(隱愚) 이규명(李奎命)<서기 1836년~1906년>을 기리는 비석(碑石)이다. “충효려”는 무신란 때 창의하여 양무원종공신에 녹훈되고 충으로써 정려되고 통정대부 이조참의로 증직된 원곡(源谷) 이지영(李之英)<서기 1680년~1756년>, 성균관(成均館) 진사(進士)로 효로써 정려되고 통정대부 이조참의로 증직된 회와(晦窩) 이동교(李東喬)<서기 1712년~1767년>, 학행(學行)으로써 천거(薦擧)되고 효로써 정려되고 가선대부 이조참판으로 증직된 낙와(樂窩) 이규문(李奎文)<서기 1806년~1866년>을 기리는 곳이며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국태공(國太公) 석파(石坡) 이하응(李昰應)이 제액(題額)하였다. “일중정”은 문간공(文簡公)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서기 1798년~1879년> 선생(先生)의 문인(門人) 시암(是庵) 이직현(李直鉉)<서기 1850년~1928년>의 서실(書室)로 문인 남승우(南勝愚)·박기돈(朴基敦)·이영현(李永鉉)·이원백(李源栢) 등이 건립(建立)하였다. “영정각”은 시암 이직현 선생의 사우(祠宇)이다. “무계서당”은 문충공(文忠公) 연재(淵齋) 송병선(宋秉璿)<서기 1836년~1905년>·心石(심석) 송병순(宋秉珣)<서기 1839년~1912년> 선생의 문인 병암(甁菴)·두서(斗西) 이원화(李源和)<서기 1858년~1918년>의 서실로 공부자(孔夫子) 탄강(誕降) 후(後) 2482년(서기 1931년) 신미(辛未) 5월 21일<음력(陰曆) 4월 4일> 문인 노성용(盧性容)·정재현(鄭在鉉)·정창룡(鄭昌龍) 등이 건립하고, 서기 2009년 12월 26일 중수(重修)하였으며, 시암 이직현이 병암기(甁菴記)를 짓고 문학박사(文學博士) 미산(彌山) 안병국(安炳國)이 중수기(重修記)를 지었다. “당산”은 마을의 수호신(守護神)을 제사(祭祀)하는 곳으로 수백(數百) 년(年) 된 고목(古木)들이 마을의 비밀(秘密)을 간직하고 있으며, 삼복(三伏) 더위 한낮에는 일꾼들이 휴식(休息)하고 동지(冬至)에는 동제(洞祭)를 지냈는데 지금은 나무 밑에 팔각정(八角亭)을 지어 휴게소(休憩所)로 삼고 있다. “조산”도 동제를 지내던 곳으로 지금은 팔각정을 짓고 소공원(小公園)을 조성(造成)하여 휴게소로 삼고 있다. 자자손손(子子孫孫) 오순도순 주경야독(晝耕夜讀)·길쌈하고, 정월(正月) 대보름에 달집 태우고, 명절(名節)에 농악(農樂)하고, 동지에 동제 지내고, 때로 모전등(茅田嶝)<띠밭 등>과 죽전등(竹田嶝)<대밭 등>에서 놀이하며 495년을 잇는 동안 효열(孝烈)·충신(忠臣)·의사(義士)·고사(高士), 제헌국회의원(制憲國會議員), 입법(立法)·사법(司法)·행정(行政) 고등고시(高等考試) 합격자(合格者), 고위공직자(高位公職者), 박사(博士), 기업가(企業家) 등이 많이 배출(輩出)되었으나 개별적(個別的)인 열거(列擧)는 생략(省略)한다. 매명(買名)·매명(賣名)하거나 언론매체(言論媒體)에 오명(汚名)이 오르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천만다행(千萬多幸)이다. 감투 쓰고 욕먹는 것보다 모자(帽子) 쓴 백두(白頭)가 백배(百倍) 낫다. 서기 1960년대에 6년간(年間) 매일(每日) 도시락 싸들고 논두렁길을 걸어 왕복(往復) 8㎞를 초계(草溪)까지 통학(通學)하고, 밤에는 호롱불 밑에서 공부(工夫)하고, 식수(食水)는 공동(共同) 우물에서 자연수(自然水)를 길어왔는데 지금은 마을 안길까지 포장도로(鋪裝道路)가 건설(建設)되어 자동차(自動車)가 집안까지 출입(出入)하고, 전기(電氣)와 간이상수도(簡易上水道)까지 설치(設置)되었으니 우리들의 부모(父母)를 비롯하여 묵묵히 고향(故鄕)을 지킨 분들과 위정자(爲政者)들의 노고(勞苦)를 어찌 간과(看過)할 수 있겠는가. 비록 시대(時代)에 따라 외형(外形)이 급변(急變)하고, 인구(人口)가 급감(急減)하고, 공가(空家)가 급증(急增)하고 있지만 선조(先祖)의 유지(遺旨)를 받들고 봉선사친(奉先事親)하는 사람들, 고향을 못 잊어 귀향(歸鄕)하거나 고향 땅에 묻히기를 바라는 출향인(出鄕人)들, 낯설고 불편(不便)하고 힘들지라도 흔쾌(欣快)히 종부(從夫)하는 현부(賢婦)들이 있는 한 이 마을은 영원무궁(永遠無窮)하리라.